차가워진 날씨만큼이나 투자자들의 심리도 꽁꽁 얼어붙어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특히 최근처럼 변동성이 극심한 장세에서는 작은 불씨 하나가 큰 논쟁으로 번지기도 하죠.
최근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한 투자자가 이번에는 4월 같은 V자 반등은 절대 없다. 미국 금리 발표 때까지 조정이 계속될 것이니 레버리지는 피하고 현금을 확보하라는 취지의 경고 글을 올렸습니다.
사실, 메시지의 본질만 놓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닙니다. 금리 변동기, 그리고 대내외적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과도한 빚을 내어 투자하는 것(빚투)은 계좌를 회생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조심하자는 내용에는 동의하면서도, 절대, 무조건, 확신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주식 시장에 절대란 없으며, 과거의 패턴이 미래에도 똑같이 반복되리란 보장은 없으니까요.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적은 하락 그 자체가 아니라, 내 예측이 100% 맞을 것이라는 경직된 확신일지도 모릅니다.
상승을 확신한 풀매수도 위험하지만
하락을 확신한 숏(인버스) 올인 역시 위험하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시장은 늘 대중의 예측을 비웃듯 움직이니까요.
논쟁의 핵심이었던 레버리지(빚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봅니다.
부동산 대출과 달리 주식의 레버리지는 변동성을 견딜 수 있는 체력(담보비율)을 끊임없이 시험합니다. 지금처럼 주가가 출렁일 때, 내 돈(현금)으로 투자한 사람은 언젠가 오르겠지라며 버틸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빚을 낸 투자자는 주가가 떨어지는 순간 공포에 잠식됩니다. 이성이 마비되고, 본전 욕심에 더 큰 무리수를 두게 되죠.
누군가가 말했듯
지금 주가가 빠지는 건 단순한 외부 충격이 아니라 내부의 문제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빚을 내어 물 타기를 하는 건,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수익을 쫓기보다 생존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때입니다.
누군가는 V자 반등을 기대하고, 누군가는 추가 폭락을 예견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고수는 예측하지 않고 대응합니다.
현금은 기회비용이 아니라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불확실한 장세에서는 일정 비중의 현금을 쥐고 관망하는 것도 훌륭한 투자입니다. 분할 매수는 생존의 기술입니다.

바닥을 잡으려 하지 말고, 시나리오를 나누어 접근하세요. 타인의 소음에 휘둘리지 마세요. 무조건 오른다는 희망 회로나 무조건 망한다는 공포 조장 글 모두 걸러 듣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시장은 언제나 겸손한 자에게 기회를 줍니다. 지금의 고통스러운 조정장이 누군가에게는 뼈아픈 실수가 되겠지만,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투자 원칙을 세우는 소중한 수업이 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