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서 수영을 하면서 경기를 본다니, 그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그런데 관련 자료를 찬찬히 들여다보니 황당한 게 아니라 진짜였다.
인천 청라에 지금 이런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다.
야구장이 아니라 하나의 도시다.
청라 SSG 스타필드 돔구장은 단순히 야구를 보러 가는 곳이 아니다.
1층부터 8층까지 층마다 완전히 다른 컨셉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1층은 선수들의 숨소리가 들릴 것 같은 바로 옆 자리 베이스 관람석이고, 올라갈수록 점점 색다른 공간들이 펼쳐진다.
8층에는 루프탑과 아쿠아필드까지 갖춰진다고 하니, 층수를 올라갈수록 야구장이라기보다는 리조트에 가까운 느낌이다.
고정 관중석만 2만 3천 석이고, 공연이 열릴 때는 최대 4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야구 경기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대형 콘서트나 이벤트도 소화할 수 있는 규모다.
요즘 뉴스에서 국내에 대형 공연장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자주 나오는데, 청라 돔구장이 완공되면 이런 고민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수영하면서 야구를 본다는 게 진짜였다.
개인적으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인피니티 풀이다. 외야석 쪽에 인피니티 풀이 설치되고, 거기서 물속에 반쯤 몸을 담근 채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는 구조다.
이걸 스테이케이션 관람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어디 멀리 여행을 가지 않아도, 야구장 안에서 숙박하고 수영하고 경기까지 즐기는 방식이다.
100실 규모의 부티크 호텔도 외야석과 직접 연결된다.
그러니까 호텔 체크인을 한 뒤 방에서 쉬다가, 그냥 걸어서 외야로 나가 경기를 보는 게 가능한 동선이다.
묵는 것 자체가 야구 관람 경험의 일부가 되는 셈이다.
단순히 편의시설 추가 수준이 아니라, 공간의 개념 자체를 다시 설계한 것이라고 본다.
AI 예상도에서 보이는 구장 내부에는 경기장을 내려다볼 수 있는 스포츠 펍과 다이닝 바도 들어선다.
경기를 꼭 자리에 앉아서 봐야 한다는 개념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다.
밥을 먹으면서, 혹은 맥주 한 잔 기울이면서, 창밖으로 그라운드를 내려다보는 구조가 된다.
이미 일부 외국 구장에서 비슷한 방식을 시도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이 정도 규모로 구현하는 건 처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완공 시점은 2027년 말이고, 실제 개장은 2028년 상반기로 예정되어 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아직 2년 가까이 남은 셈이다.
기대가 큰 만큼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빨리 그 안에 직접 들어가서 확인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인천 접근성 문제는 아직 숙제다.
물론 좋은 소리만 있는 건 아니다. 가장 많이 나오는 걱정 중 하나가 교통이다.
현재 공항철도와 7호선이 연결되어 있고, 9호선 직결 노선도 철로는 깔려 있다고 하지만 아직 확정된 상황은 아니다.
청라 주민들이야 7호선을 이용하면 그나마 낫지만, 외부에서 오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여전히 접근성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야구 경기가 열리는 날 인근 청라IC 일대 교통 체증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시설 자체는 세계 수준인데, 거기까지 어떻게 가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스타필드역 개통이 인천시의 행정 지연으로 1~2년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만큼, 교통 인프라 완비가 개장 전에 이뤄져야 진짜 제대로 된 관람 경험이 가능할 것이다.
공항에서 20분, 외국인 관광 코스로도 가능하다.
한편 청라라는 위치 자체가 인천국제공항에서 차로 20분 거리라는 점은 강점이다.
국내를 여행하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가까운 거리에 이런 공간이 있다면 충분히 일정에 넣을 만한 명소가 된다.
단순히 야구 팬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야구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경험 그 자체를 즐기러 올 수 있는 곳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청라 SSG 돔구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시설이 크고 화려해서가 아니다.
야구장이라는 공간의 쓰임새 자체를 다시 쓰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를 보는 것에서 머무르고, 쉬고, 자고, 수영하고, 먹고, 공연까지 즐기는 복합 경험의 공간으로 바뀌는 것이다. 스포츠 시설이 도시 안에 하나의 생활권을 형성하는 방식이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신호탄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