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1년을 갓 넘긴 주린이로서 겪었던 뼈아픈 경험과 그 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1. 미래 테마라는 말에 혹해 잘 모르는 개별주에 탑승
앞으로 항공우주 시대가 온다! 대체육이 미래다! 이런 말, 한 번쯤 들어보셨죠? 저 역시 이런 테마에 설레어, 재무제표나 가치 분석은 뒤로하고 덜컥 매수 버튼을 눌렀습니다.
처음엔 분명 포트폴리오의 5%만 담을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주가가 하락하자 이건 세일 기회야라며 물타기라는 이름의 자기 위안을 삼았죠. 주식 책에서 하락할 때마다 분할 매수하라고 했다는 어설픈 지식을 무기 삼아 성실하게 추가 매수를 감행했습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로켓랩(RKLB) 같은 주식에 물린 많은 분처럼 어느새 그 종목은 계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30%짜리 애물단지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마음이 아파 계좌를 열어보기도 힘든 지경이죠.
초보 투자자에게 (잘 모르는) 개별주는 피해야 할 대상 1호입니다. 유행을 따르기보다 내가 지킬 수 있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2, 유명인과 억만장자를 맹신
투자의 대가 OOO이 샀다! 억만장자 피터 틸이 투자한 비트마인(BMNR)! 이런 소식은 초보 투자자에게 강력한 매수 신호처럼 들립니다.
저명한 부자 회장이 이더리움에 모든 걸 건다고 말한 인터뷰를 보고, 아, 이분들을 따라 사면 나도 부자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에 조급해졌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이제는 압니다. 그들이 산 주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오르는 것도 아니며, 설령 오르더라도 내가 그들의 매도 타이밍을 알 수는 없습니다.
존경하는 사람의 말도, 억만장자의 선택도 나의 투자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요. 결국 모든 투자의 책임은 오롯이 나에게 있습니다. 많은 분이 유명한 사람이 산다고 혹하지 말자고 다짐하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습니다.
3, 수익률보다 수량’이라는 말을 잘못 적용
하락장은 세일 기간이다. 수익률보다 수량이 중요하다! 이 말은 VOO나 QQQ 같은 우량 지수 ETF에는 황금 같은 격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원칙을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같은 변동성 큰 자산에 적용하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부자가 되려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믿음 아래, 월급, 여유 돈, 비상금은 물론 스키 장비까지 중고로 팔아 하락할 때마다 코인을 모았습니다. 그 결과 리플(XRP) 1만 개라는 어이없는 숫자만 남았죠.
지금 돌아보면, 코인 같은 자산은 단순히 모으는 것이 아니라 흐름을 읽고 대응해야 했습니다. 수익이 났을 때(리플 4,800원 시절처럼) 일부 실현도 하고 내렸을 땐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대응했어야 했습니다.
4, 그리고…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이런 쓰라린 경험을 공유하자, 놀랍게도 수많은 분이 “나도 그렇다”며 공감해 주었습니다. 한 분은 “공부 없는 경험은 패티 없는 버거” 라는 명언을 남겨주셨고, 또 다른 분은 “초보일 때 (시드가 작을 때) 하락장을 만나는 건 행운” 이라며 위로를 건넸습니다.

맞습니다. 이 1년의 쓰라린 경험은 돈보다 값진 교훈이었습니다.
비싼 수업료를 내고 회사를 보고 투자하라, 손절과 기회비용을 생각하라, 초보는 지수 ETF와 빅테크 7만 해도 충분하다는 기본 원칙을 이제야 몸으로 체득했습니다.
이제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ETF와 우량주를 중심으로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자산을 키워가려 합니다. 이 글을 읽는 저와 같은 초보 투자자분들이 계시다면, 부디 저와 같은 실수는 피하시고 꼭 성공적인 투자를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