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서 가장 푸대접받는 피부를 꼽으라면 단연코 엉덩이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루 종일 의자에 눌리고, 꽉 끼는 옷에 갇혀 숨도 제대로 못 쉬는 불쌍한 존재!!!
스포트라이트는 늘 얼굴 피부의 몫이고 엉덩이는 그저 묵묵히 우리의 무게를 견뎌낼 뿐이죠. 그러다 어느 날, 엉덩이는 조용한 반란을 시작합니다.
바로 뿔난 종기나 뾰루지라는 이름의 시위대를 통해서 말입니다.
이 성난 엉덩이 피부의 마음을 달래고 다시 평화를 되찾는 유쾌한 협상법이 존재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엉덩이의 뿔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이것은 엉덩이 피부가 보내는 절박한 SOS 신호죠.
하루 8시간 이상을 좁고 어두운 공간에 갇혀 있다고 말입니다. 통풍은커녕 끊임없는 압박과 마찰에 시달려야 하는 엉덩이의 입장을요.
이런 극한 환경은 모낭(털을 만드는 집)을 예민하게 만들고 각질과 노폐물이 그 집의 대문을 막아버리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합니다.
여기에 땀까지 차면 세균들에게는 그야말로 파라다이스가 펼쳐지는 셈이죠. 결국 모낭은 더는 못 참아!라며 붉게 부어오르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엉덩이 뾰루지라고 부르는 반란의 서막입니다.
화가 잔뜩 난 상대를 힘으로 누르려 하면 더 큰 저항에 부딪히는 법…
엉덩이 뾰루지도 마찬가지입니다. 거울을 보며 어떻게든 저 뿔을 정복하고 싶은 마음에 손을 대는 순간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성급한 압출은 여린 피부 조직에 상처를 입히고 숨어있던 세균들을 더 깊숙한 곳으로 파고들게 만드는 트롤리 딜레마와 같습니다.
결국 뾰루지는 더 크고 단단한 종기로 진화하거나 주변 동지들을 규합해 영토를 넓히는 최악의 사태로 번질 수 있습니다.
손톱 밑의 무법자 세균들이 2차 감염이라는 축제를 벌이는 동안 당신의 엉덩이에는 지우기 힘든 흉터라는 슬픈 역사가 기록될 뿐입니다.
그렇다면 이 성난 시위대를 어떻게 평화롭게 해산시킬 수 있을까요?
정답은 대화와 환경 개선에 있습니다. 먼저 따뜻한 물수건으로 온찜질을 해주며 괜찮아, 내가 네 마음 다 알아라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보세요.
하루 서너 번, 10분 정도의 온기는 혈액순환을 도와 뭉쳐있던 화를 풀어주고 닫혔던 모낭의 마음을 여는 첫걸음이 될 겁니다.
그다음은 숨 쉴 자유를 주는 것입니다.
꽉 끼는 스키니진이나 합성섬유 속옷 대신 통풍이 잘되는 헐렁한 면 소재의 옷으로 갈아입혀 주세요. 엉덩이도 비로소 갑갑한 감옥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게 될 것입니다.

샤워 후에는 물기를 바짝 말려주는 세심한 배려도 잊지 마세요. 보송보송한 환경은 세균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철옹성이 됩니다.
한바탕 소동이 지나가고 평화가 찾아왔다고 해서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진정한 평화는 꾸준한 관심과 노력으로 유지되는 법이니까요.
엉덩이 왕국의 평화를 위한 생활 수칙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앉아 있었다면 잠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며 엉덩이에 신선한 공기를 선물하세요.
의자에 앉을 때는 푹신한 방석을 깔아주는 배려를 보여주세요. 또한 자극이 적은 바디워시로 부드럽게 씻어주고 얼굴에 로션을 바르듯 엉덩이에도 가벼운 보습제를 발라주는 애정을 표현하는 겁니다.
이렇게 소소하지만 꾸준한 관심이야말로 엉덩이 피부가 다시는 뿔을 내지 않고 당신의 가장 든든한 지지자로 남아있게 하는 최고의 비결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는 경우 (자가 관리)
- 초기 단계의 작고 통증이 심하지 않은 엉덩이 뾰루지나 종기는 집에서 관리해 볼 수 있습니다.
- 온찜질: 따뜻한 물에 적신 수건 등으로 하루에 몇 번씩 15분 정도 찜질을 해주면 혈액순환이 개선되어 고름이 자연스럽게 배출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청결 유지: 항균 비누나 세안제를 사용해 해당 부위를 깨끗하게 씻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운동 후에는 반드시 씻어주세요.
- 통기성 좋은 옷 착용: 꽉 조이는 옷이나 속옷 대신 통기성이 좋고 헐렁한 옷을 입어 피부 마찰과 습한 환경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만지지 않기: 뾰루지나 종기를 임의로 짜거나 만지지 마세요. 세균 감염을 악화시키거나 흉터를 남길 수 있습니다.

병원에 가야 하는 경우
- 발열, 오한 등 전신 증상: 종기 외에 몸살 기운이나 열이 나는 경우 감염이 심해졌을 수 있습니다.
- 병변의 크기가 크거나 빠르게 커지는 경우: 종기의 크기가 크거나 주변 조직으로 염증이 번지는 양상을 보일 때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 통증이 매우 심한 경우: 앉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면 병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 자주 재발하는 경우: 종기나 뾰루지가 반복적으로 생긴다면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엉덩이에 염증성 종기가 반복된다면 화농성 한선염 같은 다른 질환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 고름이나 농이 많이 차 있는 경우: 고름이 자연적으로 배출되지 않거나 통증이 심한데도 고름이 나오지 않을 때는 절개 및 배농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자가 치료에도 불구하고 호전되지 않는 경우: 며칠간 자가 관리를 했는데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된다면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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