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닫기

서울 가로수길, 한때는 힙스터들의 성지였지만 현재는!

한때 서울에서 가장 핫한 거리였던 가로수길, 한국의 소호(SOHO)라고 불릴 만큼 감각적인 카페와 개성 넘치는 편집숍들이 즐비했던 이곳은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젊은이들 사이에서 최고의 데이트 코스이자 인스타그램 성지가 되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주말이면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던 거리가 점점 한산해졌고 공실이 늘어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도대체 가로수길은 왜 몰락한 걸까?

대형 브랜드가 차지한 거리

가로수길의 매력은 원래 대형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개성 있는 개인 가게들에서 나왔다. 감각적인 소품 가게, 독특한 콘셉트의 카페, 아기자기한 편집숍 등이 모여 있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인기가 많아지면서 대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고 가로수길에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체인형 맛집들이 속속 입점했다.

그렇게 점점 가로수길의 정체성이 희미해졌고 유니크한 감성을 찾아왔던 사람들은 흥미를 잃었다. 이 거리에서만 볼 수 있었던 가게들이 사라지자, 가로수길은 단순한 쇼핑 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버틸 수 없는 작은 가게들

가로수길이 유명해지면서 임대료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한 평당 임대료가 강남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비싸졌고 한때 1층 상가의 월 임대료가 1,000만 원에서 많게는 3,000만 원까지 치솟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결국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은 결국 대형 브랜드뿐이었고 가로수길은 자연스럽게 개인이 운영하는 감성적인 공간이 사라지고 대기업 위주의 거리로 변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굳이 가로수길까지 가서 프랜차이즈 매장을 찾을 이유가 없었고 결국 자연스럽게 발길이 끊기게 되었다.

내리지 못하는 이유

공실이 늘어나고 방문객이 줄어들었지만 가로수길의 임대료는 쉽게 내려가지 않고 있다. 이는 건물주들이 기존의 높은 임대료를 유지하려는 경향 때문이기도 하고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이 쉽게 조정되지 않는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일부 건물주들은 공실이 생기더라도 임대료를 낮추기보다는 버티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으며 기존의 높은 가격을 유지하지 않으면 건물의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가게를 운영하려는 자영업자들이 쉽게 진입할 수 없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가로수길의 활성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매력 감소

가로수길이 뜨던 시절은 인스타그램이 한창 유행하면서 예쁜 카페, 감성적인 거리가 중요하게 여겨지던 때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빠르게 이동했다.

성수동, 연남동, 익선동 등 새로운 핫플레이스들이 등장하면서 가로수길은 상대적으로 식상한 곳이 되어버렸다. 트렌드를 선도하던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가로수길은 더 이상 최신 감성이 아닌 곳이 되었다.

젠트리피케이션의 전형적인 사례

가로수길의 몰락은 단순한 유행의 변화라기보다는 젠트리피케이션(상권의 변화로 인해 원래의 개성이 사라지는 현상)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독창적인 가게들이 모여들어 핫한 지역이 되지만 인기가 많아지면서 대기업과 프랜차이즈가 들어오고 임대료가 오르면서 원래의 개성이 사라지는 과정이 반복된다.

이 과정에서 가로수길이 가지고 있던 특별함은 점점 사라졌고 결국 트렌디한 젊은이들은 새로운 장소로 떠나가게 되었다.

그렇다면 가로수길은 다시 부활할 수 있을까?

최근 들어서는 가로수길 안쪽 골목에서 작은 감성 카페나 개성 있는 가게들이 다시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과거처럼 독보적인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단순한 쇼핑 거리 이상의 차별화된 매력이 필요할 것이다. 가로수길이 다시 전성기를 맞이할지 아니면 그냥 강남의 평범한 거리로 남을지는 앞으로의 변화에 달려 있다.

[다른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