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거울 앞에 서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일이 과연 내게 맞는 걸까?” 사무실 문을 여는 순간부터 업무 메일이 쏟아지고, 딱히 나쁜 일은 없지만 사람들의 말투 하나 표정 하나가 예민하게 다가오는 날
그런 날은 마음 깊은 곳에서 사표 한 장이 스멀스멀 떠오릅니다.
이런 마음, 저만 드는 게 아니더라고요.
제가 활동하는 커뮤니티에서도 일을 그만두고 싶을 때 어떻게 버티느냐는 주제로 글이 올라왔고 정말 많은 분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털어놨습니다.
50대라는 나이
경단녀로서 다시 시작한 직장생활
익숙해질 만하면 또다시 달라지는 업무와 인간관계
누구 하나 쉬운 사람이 없고, 일은 점점 많아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버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만두고 싶은 순간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힘든 날엔 다음 주에 있을 휴가를 생각합니다.

이 한 주만 잘 넘기면 바닷바람 쐬며 쉴 수 있어 그리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죠. 또 어떤 날엔 카드값 결제일을 떠올립니다.
이번 달까지만 버티자, 적금 깨지 말고 그렇게 또 하루를 견뎌냅니다. 가장 많이 저를 붙잡는 건 아이들입니다. 한창 돈 들어갈 시기라 학원비, 교통비, 간식비까지… 제가 일하지 않으면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질 것 같아 선뜻 놓을 수가 없습니다.
큰 어려움은 인간관계
업무는 익숙해지면 어느 정도 해결됩니다. 하지만 인간관계는 정말 어렵습니다. 특히 나보다 어린 상사나 후배, 말이 통하지 않는 동료와의 마찰은 감정적으로 더 크게 다가오죠.
어느 분이 이런 말을 하셨어요. 일이 안 맞는 게 아니라, 인간이 안 맞는 거야. 정말 공감했습니다. 일이야 늘 해오던 거니까, 결국 마음을 힘들게 하는 건 사람입니다.
나름의 버티는 노하우
기대치를 낮추기
완벽한 직장도 완벽한 동료도 없다는 걸 받아들였습니다. 인간관계에서 기대를 줄이면 실망도 덜 하더라고요.
스스로에게 보상 주기
월급날엔 꼭 작은 선물을 합니다. 좋아하는 케이크 한 조각이라도요.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되새기기
경제적 이유든, 사회적 관계든, 처음 다짐했던 마음을 떠올리면 다시 중심을 잡게 됩니다.
마인드컨트롤 이 직장을 나가면 더 좋은 곳이 나를 기다린다는 환상보다는, 이 직장도 나쁘지 않다는 현실적인 낙관으로 버팁니다.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분들께
나를 미워하는 사람 하나쯤은 있어도 괜찮다. 내가 나를 좋아하면 된다.
이 말에 참 많이 위로받았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는 걸 이제는 압니다.
내가 나를 너무 몰아붙이지 않는 것도 버티는 지혜라는 걸, 50이 넘어 알게 되었습니다. 혹시 지금, 일 때문에 지쳐있는 분이 계시다면 나만 그런 게 아니다는 말로는 부족하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함께 고민하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기억해 주세요.
우리 오늘도 버텨낸 스스로를 칭찬하며 하루를 마무리해요. 그리고 내일도… 잘 버텨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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