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장기렌트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사업가들이 타는 고급차를 몇 년 동안 몰 수 있는 기회 같고 뭔가 굉장히 합리적인 선택처럼 들려요. 하지만 막상 계약서 앞에 서게 되면 머릿속이 하얘지는 게 현실입니다.
글자 크기 작은 문장들은 왜 그렇게 어려운 말만 써놨는지 렌트카라고 했으면 차만 빌리면 되는 거 아닌가 싶은데 들어보면 보험도 수리도 심지어 세금까지 엮여 있어서 마치 퍼즐을 푸는 기분입니다.
내 차 같지만 내 차는 아닌 묘한 관계
장기렌트는 마치 반려견 산책을 시켜주는 아르바이트 느낌입니다. 매일 함께 다니고 정도 들지만 진짜 내 건 아닌 그런 묘한 관계죠.
그래서 이 차로 해외여행은커녕 지방에 다녀오는 것도 렌트사와 약속을 잘 지켜야 가능할 수 있어요. 특히 튜닝이나 차량 색상 변경은 내 맘대로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자유로움을 기대했다면 약간 아쉬울 수 있어요.
간혹 이 차 진짜 사고 싶다! 싶을 정도로 애착이 생길 수도 있는데 계약 만료 시엔 돌려줘야 한다는 현실이 냉정하게 다가옵니다.
렌탈료만 보고 계약을 결정하면 나중에 이런 것도 있었어?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예를 들어 보험 포함이라더니 기본 보험만 포함이고 사고 나면 부담금이 꽤 높다든가 정비 항목이 한정적이라 타이어 교체는 직접 해야 한다든가…
겉으로 보기엔 모든 게 포함된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옵션이 빠진 햄버거 세트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월렌탈료가 싸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고 세부 항목까지 꼼꼼히 봐야 합니다. 계약서에서 별도라고 되어 있는 부분은 꼭 확인하세요. 이게 결국 나중에 지갑 여닫는 빈도를 결정짓거든요.
번호판을 보면 렌트의 정체가?
차를 몰고 다닐 땐 왠지 모르게 사람들이 나를 렌트카 탄 사람으로 볼까봐 신경 쓰일 수도 있어요. 왜냐고요? 번호판이 일반 자가용과는 다르거든요.
보통은 ‘하’나 ‘호’로 끝나는 번호판이 렌트카인데 장기렌트 차량도 똑같습니다. 외제차 몰고 있어도 번호판 보면 바로 들켜요. 물론 이걸 신경 안 쓰는 사람도 많지만 은근히 이게 스트레스라는 분도 있더라고요. 차는 내 건데, 세상은 그걸 빌린 차라고 보는 게 억울할 수 있죠.
해지하고 싶을 땐 마음이 아닌 돈이 말한다!
장기렌트는 결혼과 비슷합니다. 계약 전에는 꿈꾸던 미래가 펼쳐질 것 같지만 막상 해지하려 하면 위약금이 어마어마하게 다가오죠.
중도해지 시 위약금은 계약 기간, 남은 월 수, 차량 감가상각 등을 기준으로 계산되는데 간단히 말해 아직도 네가 탈 날이 남았는데 왜 갑자기 나가려고 해?라는 렌트사의 대답이 돈으로 표현된 거예요.
그래서 차량 반납 전에 새로운 계약자가 대신 이어받는 방법(일명 승계)이 인기인데, 이건 또 다른 사람과의 맞선과 비슷해서 쉽지 않습니다.
장기렌트는 차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을 잘 선택해야 성공하는 게임입니다. 어떤 차량이냐보다 어떤 조건으로 타느냐가 훨씬 중요하죠. 눈에 보이는 차량 스펙보다 계약서 속 문장들이 당신의 주말 드라이브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장기렌트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카탈로그보다 계약서를 먼저 읽고 견적서보다 조항을 먼저 체크하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신차 구매보다 유리하다는 말!
장기렌트는 초기 비용이 적게 들고 세금이나 보험료도 렌트사에서 처리해줘서 경제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흔히 신차 사는 것보다 이득이라는 말도 나오는데요.

이건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예를 들어, 1~2년 안에 차량을 자주 바꾸고 싶거나 세금 공제가 필요한 자영업자에게는 유리하지만 10년 이상 한 차를 몰며 소유욕이 강한 사람에게는 불리할 수 있어요. 즉 경제성은 계산기 두드려보기 전까진 모릅니다. 감성 말고 엑셀로 따져보세요!
법인차냐 개인차냐, 직업이 변수다!
장기렌트를 개인 명의로 할 수도 있고 사업자라면 법인 명의로도 가능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사업자 명의로 장기렌트를 하면 비용처리가 가능해 절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죠.
특히 부가가치세 환급까지 받을 수 있다면 꽤 큰 금액이 세금에서 빠집니다. 반면 일반 개인은 그런 혜택이 없기 때문에 그냥 싸게 타는 거 아니야?라는 단순한 생각은 주의해야 합니다. 자신의 직업과 상황에 맞게 명의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약이 끝나고 차량을 반납할 때
이 정도는 괜찮겠지? 싶은 흠집이나 찌그러짐이 문제 될 수 있어요. 렌트사 기준에서는 정상 마모 범위를 벗어난 손상은 수리비를 청구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특히 휠 긁힘, 문콕, 스크래치, 실내 오염 등은 작은 듯 보여도 비용이 크고 예상치 못한 출혈이 생길 수 있어요. 반납 직전에 소소한 외장 정비를 한 번 받는 것도 전략일 수 있습니다.
장기렌트는 감성적인 선택이 아니라 철저히 계산적인 판단이 필요한 상품이에요. 예쁜 차, 타고 싶은 차, 남들이 부러워할 차를 선택하기 전에 얼마를 내고 무엇을 얻으며 언제 끝나고 내가 손해 보지 않는 구조인가를 따져봐야 하죠.
계약은 도장 찍을 땐 5초, 후회는 5년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장기렌트는 그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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