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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하락장엔 왜 빚투가 위험한가?

요즘 주식 시장, 정말 숨이 턱턱 막힙니다. HTS를 켜기가 무서울 정도로 파란불이 켜진 계좌를 보고 있으면 도대체 바닥은 어디인가라는 탄식이 절로 나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주가가 떨어질 때 요동치는 것은 차트뿐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투자자들의 심리, 그 날 선 감정들이 모이는 커뮤니티를 들여다보면 지금 시장의 온도가 얼마나 뜨겁고도 차가운지 알 수 있습니다.

최근 한 sns에서 절대 빚투, 레버리지 쓰지 마라는 강력한 경고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미국 금리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변동성이 극대화된 시점이라 그런지…

이번엔 4월 같은 V자 반등은 없다, 미국 금리 발표 전까지 무조건 조정이 온다며, 세력이든 개미든 레버리지를 쓴 사람들은 다 죽어 나가는 장이니 순수 현금으로만 대응하라고 조언했죠.

사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락장에서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것(빚투)이나 과도한 레버리지는 계좌를 깡통으로 만드는 지름길이니까요.

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분노에 가까웠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건 바로 절대와 확신이라는 단어 때문이었습니다. 워런 버핏도 절대라는 말은 안 쓴다, 당장 오늘 밤 주가도 모르는데 무슨 확신이냐는 비판이 쏟아졌죠..

저도 이 부분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투자의 세계에서 100% 확신만큼 위험한 건 없으니까요. 작성자의 의도는 그만큼 위험하니 조심하라는 선의였겠지만,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는 내가 다 안다는 식의 가르침으로 느껴져 거부감을 일으킨 것입니다.

특히나 이미 손실을 보고 예민해진 투자자들에게 지금 빚투하면 한강 간다는 식의 직설적인 화법은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이었을 겁니다.

논쟁의 또 다른 핵심은 반등의 형태였습니다. 많은 투자자가 지난 4월처럼 주가가 급락했다가도 금세 회복하는 V자 반등을 학습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하락도 곧 기회라고 믿고 싶어 하죠. 하지만 이번엔 내부적인 문제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어 쉽게 끝나지 않을 거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유연함입니다. 무조건 반등할 거야라는 희망 회로도, 무조건 폭락할 거야라는 공포 심리도 투자를 망칩니다.

고점 신호가 올 때는 현금을 쥐고 관망하다가, 조정장에서 조금씩 분할 매수하는 것이 정석일지 모릅니다.

다만 그 태도가 내 말이 무조건 맞다가 아니라 이런 가능성이 높으니 대비하자였다면 더 많은 공감을 얻지 않았을까요?

실제로 이미 많은 사람이 레버리지나 신용 대출로 고통받고 있다는 고백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올해 신용대출만 2,500만 원을 썼다, 3배 레버리지 들어갔다가 고통받고 있다는 생생한 증언들은 지금 시장이 얼마나 살얼음판인지를 보여줍니다.

이번 논쟁을 보며 느낀 건 하나입니다.

시장에서 살아남는 자는 확신하는 자가 아니라 대응하는 자라는 것입니다.

절대 하지 마라는 경고는 투박했지만, 그 안에 담긴 리스크 관리의 본질은 유효합니다. 빚을 내서 투자하기엔 지금 시장은 너무나 불확실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시장 앞에서는 누구나 겸손해야 합니다. 나의 예측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고, 타인의 의견을 묵살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지금 하락장으로 마음고생하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서로 날을 세우기보단, 시장이 참 어렵네요라고 다독여주는 여유가 필요한 시점 아닐까요?

V자 반등이 오든, 긴 횡보가 이어지든, 무리한 빚투 없이 내 그릇만큼의 투자로 이 파도를 무사히 넘기시길 바랍니다.

절대적인 정답은 없지만, 절대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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