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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30억 아파트에 살아도 가난하다!

누군가에게는 30억이라는 자산이 평생의 꿈일 수도 있는데, 어떻게 그런 자산을 가지고도 가난을 말할 수 있을까요?

이 역설적인 말 뒤에는 생각보다 복잡한 현실이 숨어 있었습니다.

현상은 주로 서울 상급지, 특히 강남 등에 20년 이상 장기 거주한 원주민들에게서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들은 특별한 투자를 한 것이 아니라, 그저 한곳에 오래 살았을 뿐인데 지난 몇 년간 자산 가치가 말 그대로 펌핑되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자산 가치는 30억이 되었지만, 소득은 그만큼 오르지 않았다는 것이죠. 특히 은퇴 후 연금이나 소소한 소득으로 생활하는 분들에게 급격히 불어난 자산은 축복이 아닌 재앙이 되었습니다.

당장 보유세(재산세, 종부세)가 예전 10억 시절과는 비교도 안 되게 몇 배로 뛰었고 은퇴 후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 건강보험료 역시 자산 기준으로 책정되어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결국, 자산은 30억이지만 통장에는 현금이 없고 매달 내야 하는 세금과 보험료 때문에 가처분 소득이 급격히 줄어든 것입니다. 이들은 집 한 채가 전 재산인데 정작 쓸 돈이 없어 소비를 못 한다고 하소연합니다

그럼 팔면 되잖아?

물론, 이 이야기를 듣는 대다수의 시선은 차갑기만 합니다. 배부른 소리,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죠. “그럼 집을 팔면 되지 않나?” “왜 굳이 30억 아파트를 고집하며 가난하다고 말하는가?” 이들의 논리는 간단합니다.

30억 아파트를 팔고, 경기도나 외곽의 10억대 아파트로 이사하면 20억이라는 막대한 현금이 생깁니다.

그 돈을 은행에만 넣어두거나 고배당 ETF 같은 곳에 투자해도 평생 현금 걱정 없이 풍요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럼에도 팔지 못하는 것은 더 오를 것이라는 욕심 때문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있습니다.

집을 파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겁니다. 당장 양도세 부담이 만만치 않고 10년, 20년 넘게 살아온 삶의 터전, 자녀들의 학교와 친구 관계 등 모든 것을 포기하고 떠나는 것은 큰 결심이 필요합니다.

결국, 이는 자연스러운 손바뀜 과정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기존에 살던 원주민들이 세금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떠나면, 그 자리를 높은 세금을 감당할 수 있는 새로운 고소득 전문직들이 채우게 된다는 것이죠.

자산과 현금흐름

이 논쟁을 보면서 부자의 기준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자산의 크기로 부자를 판단합니다.

30억 아파트를 가졌으니 당연히 부자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당사자들은 현금흐름(Cash flow)의 관점에서 자신을 봅니다. 매달 내 손에 쥐고 쓸 수 있는 돈이 없으면, 아무리 비싼 자산을 깔고 앉아 있어도 실제 삶은 팍팍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분의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10년 전에는 10억 아파트 가지고 똑같은 글을 봤다”는 것입니다. 10년 만에 기준 금액만 10억에서 30억으로 바뀌었을 뿐, 본질은 같다는 것이죠.

어쩌면 이 현상은 단순한 하우스푸어 문제를 넘어, 자산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가팔랐는지 보여주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30억 자산가도 가난하다고 말하는 시대. 이는 자산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이들의 고충과, 그 자산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박탈감이 충돌하는 지점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자산’과 ‘현금흐름’ 중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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