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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수도권 20년 직장인, 10억 모으기 가능?

서울 수도권에서 20년 이상 성실히 일하면 10억은 모을 수 있는가? 이 질문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 우리 시대의 성공과 좌절, 희망과 현실을 가르는 날카로운 잣대처럼 느껴집니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목표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닿을 수 없는 꿈처럼 여겨지기도 하죠.

최근 한 커뮤니티에서 벌어진 열띤 토론은 이 주제가 단순한 경제적 담론을 넘어 세대와 개인의 경험, 그리고 삶의 태도까지 반영하는 복합적인 문제임을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10억 모으기는 힘들다고 말하는 데에는 명확한 근거가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대한민국에서 순자산 10억 이상은 상위 10%에 해당하는 그룹입니다. 이는 곧 10명 중 9명은 순자산 10억을 보유하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월급을 모으는 것만으로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입니다.

세금과 생활비를 지출하고 특히 자녀가 있다면 교육비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계산에 따르면, 복리를 고려하지 않아도 20년간 10억을 모으려면 매년 5천만 원, 즉 월 416만 원 이상을 저축해야 합니다. 이는 월급만으로는 결코 쉽지 않은 금액이라는 현실적인 벽을 보여줍니다.

월급쟁이의 틀을 넘어선 사람들

반면, 10억 모으기는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월급이라는 고정된 수입원을 넘어선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업을 통해 부를 축적한 경우 충분히 가능한 액수라고 말하거나 부모의 도움 없이도 일찍 집을 구매한 덕분에 순자산 10억을 넘었다는 경험담도 존재합니다.

이들에게 10억은 성실한 저축의 결과라기보다는 부동산 급등이나 주식, 코인 같은 투자를 통해 자산을 증식시킨 결과물에 가깝습니다.

결국 얼마나 오래 일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방법으로 자산을 불렸는지가 10억 달성의 핵심 변수가 된 셈입니다.

누구의 10억인가?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누가’이 이야기를 하느냐에 따라 10억의 체감 가치가 극명하게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어떤 이는 자신의 주변에는 50~60대에 10억 자산이 없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합니다.

평생 택시 기사를 하신 분도 10억은 넘는다고 하죠. 이는 확증 편향의 한 예로 자신의 주변 환경이 세상의 표준이라고 여기는 착각에서 비롯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정부 통계를 신뢰하며 지방에서는 30평대 아파트가 2~3억 원에 불과한 곳도 많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간다고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이처럼 10억이라는 동일한 숫자를 두고도 개인의 경험과 사회적 관계망에 따라 그 의미는 완전히 다르게 해석되고 있었습니다.

자산 형성의 최대 변수

대다수가 공통적으로 언급한 자산 증식의 핵심은 바로 부동산이었습니다. 월급만으로는 힘들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 덕분에 가능했다는 의견이 많았죠.

특히 어떤 집을 일찍 산 40대 중반, 본인과 친구들 모두 순자산 10억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20년간 한국 사회에서 부동산이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가장 강력한 자산 증식 수단이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것은 특정 시기에 특정 지역에서만 유효했던 운과 타이밍의 결과일 수 있습니다.

1991년 교사 첫 월급이 28만 원 수준일 때 광명시 31평 아파트가 1억 5천만 원이었던 것처럼, 과거의 성공 공식이 현재와 미래 세대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수도권에서 20년간 일해서 10억을 모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결코 보편적인 현실도 아닙니다. 이는 개인의 소득 수준과 씀씀이, 재테크 능력, 그리고 부동산 시장의 흐름과 같은 거시 경제적 운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어쩌면 10억이라는 숫자는 객관적인 사실보다 자신의 삶을 포장하거나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통계나 다른 사람의 자랑에 휩쓸려 막연한 목표를 좇기보다 자신만의 현실적인 재무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실천해 나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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