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 분위기와 흥정하는 재미, 갓 만든 맛있는 음식까지 우리가 전통시장을 찾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저 역시 오랜만에 북적이는 시장의 활기를 느끼고 싶어 집 근처 전통시장을 찾았습니다.
양손 가득 장을 볼 생각에 신이 났지만 이내 여러 가게 앞에서 현금이나 상품권만 받는다는 말에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비슷한 경험을 해보셨을 겁니다. 대체 왜 오늘날에도 전통시장 일부 상인들은 카드 결제를 꺼리는 걸까요?
역시 세금 문제
카드 결제 왜 안 될까요?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지목한 이유는 바로 세금 문제입니다.
카드 결제는 모든 거래 기록이 국세청에 자동으로 통보되어 매출이 투명하게 드러납니다. 반면 현금 거래는 누락 신고의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더 나아가 일부에서는 단순히 세금을 줄이는 것을 넘어 소득이 없는 것처럼 꾸며 기초생활수급비와 같은 정부 복지 혜택을 부정하게 받으려는 의도가 숨어있을 것이라는 날카로운 지적도 있습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정당하게 세금을 내고 살아가는 대다수 시민들에게 큰 박탈감을 안겨주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심지어 계좌 이체마저 거부하는 가게도 있다는 경험담은 이러한 의심을 더욱 짙게 만듭니다.
단순히 세금 때문만은 아니다?
물론 모든 상인을 탈세라는 하나의 잣대로만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일부 영세하거나 나이가 많은 상인들은 카드 단말기 자체를 구비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사업자 등록 없이 운영되는 노점상의 경우 카드 결제 시스템을 갖추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옛날 생각만 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 처럼 오랫동안 현금 거래에 익숙해져 새로운 결제 방식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변화를 따라가기 어려워하는 상인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부정적인 경험들
문제는 카드 결제 거부가 단순히 불편함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소비자들은 결제 문제와 함께 겪었던 불쾌한 경험들을 털어놓으며 이것이 시장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정부에서 지급한 지원금을 사용하러 큰맘 먹고 시장에 갔다가 현금만 받는다는 말에 허탈하게 돌아왔다는 경험담은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더 나아가 지원금 지급 시기에 맞춰 상인들이 약속이나 한 듯 가격을 올리는 꼼수’를 부린다는 목격담도 있었습니다.

또한 젊은 손님에게 값을 더 비싸게 부르거나 썩은 과일을 밑에 깔아두고 파는 등 의 비양심적인 판매 행태는 소비자들이 시장을 외면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이 됩니다.
이러한 부정적인 경험들이 쌓이면서 어려워서 장사가 안된다는 상인들의 하소연은 더 이상 공감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얄밉다는 반응을 낳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전통시장이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 네티즌은 요즘 웬만한 시장은 카드 결제가 다 된다며, 일부의 문제를 전체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실제로 양산 남부시장의 경우, 지역 화폐 앱과 연동한 결제 시스템을 잘 갖추고 배달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긍정적인 사례로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전통시장이 살아남기 위한 길은 명확해 보입니다.
낡은 관행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투명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단순히 카드 단말기를 설치하는 것을 넘어 정직한 가격과 우수한 품질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전통이라는 이름이 낡고 불편한 과거의 유물이 아닌, 믿고 찾을 수 있는 신뢰의 다른 이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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