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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주 ETF SCHD, 지금도 투자할 가치가 있을까?

대부분은 성실하게 일하고 저축하면 안정적인 미래를 그릴 수 있다고 믿으며 사회생활을 시작합니다.

월급을 받아 예금과 적금을 붓고 그렇게 모은 돈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을 꾸는 것은 오랫동안 성공적인 인생의 로드맵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 공식은 삐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부동산 가격은 월급 상승률을 아득히 초월해 버렸고, 한때 로또라 불리던 청약마저 일부 핵심 상급지를 제외하고는 기나긴 정체기에 들어섰습니다.

인플레이션은 우리가 체감하는 수준에서 무섭게 자산 가치를 갉아먹고 2% 남짓한 예금 금리로는 더 이상 자산을 지킬 수 없다는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이러한 경제적 혼돈 속에서 많은 이들이 새로운 투자 활로를 모색했고, 바로 그때 SCHD라는 구원의 등대 같은 상품을 발견하게 됩니다.

열광했던 이유

SCHD(Schwab U.S. Dividend Equity ETF)가 처음 등장했을 때, 그 투자 철학은 불안한 시장 상황에 지친 투자자들에게 완벽한 해답처럼 보였습니다.

단순히 배당을 많이 주는 기업이 아니라, 최소 10년 이상 연속으로 배당금을 지급해 온 역사와 재무적 안정성을 증명한 기업만을 편입하는 엄격한 기준은 신뢰를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자기자본이익률(ROE), 부채 비율, 배당 성장률 등 까다로운 펀더멘털 지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단일 종목 비중은 4%, 단일 섹터 비중은 25%를 넘지 않도록 분산하는 원칙까지 갖추고 있었습니다.

개인이 일일이 분석하기 벅찬 이 모든 과정을 알아서 처리하고 정기적으로 리밸런싱까지 해준다는 점은 그야말로 혁신적이었습니다.

조정장에서는 뛰어난 방어력을 보여주며 역시 SCHD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주식 ETF를 넘어, 마치 평생 믿고 맡길 수 있는 연금 상품과 같은 든든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믿음에 균열이!

SCHD와 함께하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장기 투자자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하지만 시장에 오래 머무를수록 예기치 못한 심리적 도전에 직면하게 됩니다.

시장의 끔찍한 변동성(MDD)을 견디는 법을 배우는 동시에 더 넓은 투자 세계에 눈을 뜨고 다른 상품들을 공부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QQQ, SPY 등 시장을 주도하는 다른 ETF들이 폭발적인 회복력과 상승세를 보일 때, SCHD의 안정성은 때로 답답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어차피 장기 투자를 할 거라면, 더 높은 토탈 리턴을 보여주는 기술주 중심의 ETF가 낫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시장에 호재가 터지면 수혜주와 기술주는 날아오르는데 내 SCHD는 상대적으로 더딘 걸음을 보일 때 느끼는 소외감, 즉 포모(FOMO)는 SCHD에 대한 굳건했던 믿음을 흔드는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재해석

이러한 혼란의 근본 원인은 모든 ETF를 동일한 잣대로 비교하려는 데 있습니다.

떡볶이와 떡꼬치가 같은 떡을 사용하지만 전혀 다른 음식이듯, SCHD는 QQQ와 경쟁하는 단거리 선수가 아닙니다.

SCHD의 가치는 시장의 기대 심리나 트렌드가 아닌, 철저히 검증된 기업들의 실제 매출 실적과 미국 경제 그 자체와 동행합니다.

현재 SCHD의 성과가 부진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소비 심리가 둔화되면서 SCHD에 포함된 기업들의 폭발적인 성장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SCHD는 버려진 ETF가 아니라, 단지 지금의 시장 트렌드에서 잠시 주목받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는 마치 주식 시장 안에서 운영되는 하나의 안정적인 사업과 같습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없지만, 정해진 원칙에 따라 꾸준히 이익을 창출하고 주주에게 환원하는 묵묵한 사업체 말입니다.

다양한 시각과 전략

물론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은 다양합니다.

한편에서는 AI 혁명으로 인해 세상이 바뀌었고, SCHD의 과거 로직은 현시대와 맞지 않는 구시대의 유물이 되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젊고 적극적인 투자자일수록 포트폴리오의 중심을 SCHD에 두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반면, 3년 이상 묵묵히 SCHD를 모아온 투자자들은 이제 배당금 상승의 힘을 체감하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가치를 역설합니다.

이들에게 당장의 주가 등락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평단가 대비 배당률이 10%, 15%를 넘어서는 복리의 마법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현명한 투자자는 SCHD와 나스닥 레버리지 상품(K-QLD)을 5:4:1과 같은 일정 비율로 유지하며 주기적으로 리밸런싱하는 전략을 공유합니다.

이는 시장 상승의 혜택을 일부 누리면서 FOMO를 통제하고, 동시에 금리 인하 시기에 빛을 발할 배당주의 가치를 믿고 기다리는 균형 잡힌 접근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SCHD는 절대적으로 좋은 상품도, 나쁜 상품도 아닙니다.

모든 투자 상품의 가치는 그것이 발현될 시기와 투자자의 목표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아직 젊고, 적극적으로 소득을 창출하며 자산 증식에 대한 목표가 뚜렷하다면 QQQ와 같은 성장주 중심의 투자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충분한 자산을 축적하여 더 이상 시장의 트렌드에 편승하는 도박을 할 필요가 없는 은퇴 시점의 투자자에게 SCHD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남들의 평가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투자 목표와 기간, 성향을 명확히 하고 그에 맞는 최적의 도구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이 글은 투자에 대한 참고용일 뿐이며, 최종적인 투자 판단은 각자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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