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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현금 흐름, 커버드콜 ETF 세금 혜택

최근 우연히 한 자산운용사 대표가 커버드콜 ETF의 활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좋다, 나쁘다를 넘어, 이 상품이 어떤 사람들에게 필요한지, 특히 은퇴를 앞둔 사람들의 심리적 측면을 깊이 있게 다루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핵심은 마지막 잎새 증후군이었습니다. 평생 10억, 20억을 모아도, 막상 은퇴 후 그 자산을 매달 100주씩 팔아서 생활비로 써야 한다면 어떨까요?

내 주식이 줄어드는 것을 보며 느끼는 심리적 저항감, 즉 내 자산이라는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다 결국 모아놓은 돈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할 수 있다는 리스크입니다.

사실 커버드콜 상품은 장기적으로 기초지수를 이기기 어렵습니다.

영상에서도 어떤 커버드콜 전략도 원지수를 이기는 전략은 없다고 단언할 정도였죠.

주가가 오를 때 그 상승분을 포기하는 대가로 옵션 프리미엄이라는 현금 흐름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장 생활비가 필요 없는 현역 직장인이라면, 굳이 커버드콜보다는 기초 지수 ETF를 꾸준히 모아가는 것이 정답일 것입니다.

하지만 매달 고정적인 생활비가 필요한 은퇴자 입장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숫자상으로는 기초지수 ETF를 사서 매달 필요한 만큼 팔아 쓰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알아도, 막상 실천하기는 어렵습니다.

주가가 오르면 더 오를 것 같아 못 팔고, 내리면 손해 보는 것 같아 못 파는 것이 사람 심리니까요. 바로 이 지점에서 커버드콜의 가치가 생깁니다.

수익률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내 원금(주식 수)을 깎아 먹는다는 심리적 고통 없이 매달 월급처럼 따박따박 현금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것. 이는 돈을 모으는 것만큼이나 잘 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한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정말 주목하게 된 부분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국내 주식형 커버드콜 ETF가 가진 압도적인 세금 혜택입니다.

일반계좌에서 이자나 배당 소득이 연 2천만 원을 넘으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되고, 지역가입자의 경우 연 1천만 원만 넘어도 건강보험료가 추가로 부과됩니다.

하지만 국내 주식형 커버드콜 ETF의 분배금은 재원이 두 가지로 나뉩니다.

  • 배당 수익(과세): ETF가 보유한 주식에서 실제 발생한 배당금
  • 옵션 프리미엄 수익(비과세): 콜옵션을 매도하고 받은 수익

핵심은 이 옵션 프리미엄 수익이 국내 장내 파생상품 매매차익으로 분류되어 전액 비과세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TIGER 배당커버드콜액티브 상품의 최근 1년 치 분배금을 보니, 주당 총 1,718원의 분배금이 지급되었지만, 이 중 과세 대상이 되는 과세표준액은 고작 208원이었습니다.

만약 10,000주를 보유했다면, 1,718만 원이라는 큰돈을 받고도 세금은 208만 원에 대한 15.4%(약 32만 원)만 내면 되는 것입니다.

1,718만 원이 금융 소득으로 잡히는 것이 아니라 208만 원만 잡히니, 건강보험료나 금융소득 종합과세에서도 훨씬 자유로워집니다.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역시 마찬가지로 10개월간 분배금 1,562원 중 과세표준액은 177원에 불과했습니다.

물론 이 상품에도 비판적인 시각은 존재합니다.

옵션 수입을 배당으로 포장한 것일 뿐, 결국 주가는 장기적으로 우하향한다는 지적이죠. 맞는 말입니다.

실제로 올해처럼 코스피가 이례적으로 올라 가격이 같이 오른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주가 하락을 감수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상품의 본질은 시세 차익이 아니라 현금 흐름입니다.

심지어 상품을 직접 만든 운용사 대표조차 생활비가 필요 없는 사람에겐 맞지 않지만, 은퇴 후 심리적 저항 없이 돈을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만들었다고 하니, 그 목적성이 분명합니다.

결국 모든 투자는 개인의 성향과 선택의 문제입니다. 누군가는 숫자를 택해 기초지수를 팔며 쓰는 심리적 단련을 할 것이고 누군가는 마음의 평화를 택해 커버드콜의 현금 흐름을 활용할 것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당장은 아니지만, 은퇴 시점이 다가오면 전체 자산의 10~20% 정도는 이 국내 커버드콜 ETF로 돌려 생활비의 일부를 충당할 계획입니다.

수익률은 좀 낮아도 세금 걱정 없이 마음 편히 쓸 수 있는 돈, 예금보다는 나은 선택지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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