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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득 2천만원 초과 시 현실적인 불이익

요즘 같은 시대에 재테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들 하죠. 저도 몇 년 전 이율이 높을 때 가입해 두었던 예적금들이 올해 줄줄이 만기가 돌아오면서 그동안 신경 쓰지 않았던 금융소득이라는 숫자를 진지하게 들여다보게 됩니다.

처음엔 만기 시점을 내년 초로 일부러 넘겨서 어떻게든 연 2천만원 이하로 관리해 보려는 계획을 세웠죠.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생겼습니다. 은행 펀드에 적립식으로 넣고 있던 상품의 수익이 배당소득으로 잡힌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겁니다.

올해 주식 시장이 좋았던 터라 펀드 수익이 꽤 나서 이러면 2천만원은 훌쩍 넘어버리게 생겼더라고요. 금융소득 2천만원 초과가 그저 행복한 고민인 줄만 알았는데…

도대체 2천만원을 초과하면 정확히 어떤 불이익이 생기는 건지, 여기저기서 찾아본 내용들을 제 나름대로 정리해 봤습니다.

종합소득세와 건강보험료

가장 크고 직접적으로 와닿는 부분은 역시 세금과 건강보험료였습니다.

첫째,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이 됩니다.

저 같은 근로소득자에게 이게 왜 무서운지 알아보니 단순히 2천만원을 초과한 금액만 따로 세금을 내는 게 아니었습니다. 금융소득 전체가(2천만원 초과분만이 아닌) 나의 원래 근로소득과 합산되어 다음 해 5월에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합니다.

즉, 원래 내던 근로소득세율보다 훨씬 높은 구간으로 껑충 뛰어오를 수 있다는 뜻이죠. 정말 얼마 차이 안 나게 2천만원을 넘겼다가, 자칫하면 세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둘째, 건강보험료 추가 납부 고지서가 날아옵니다. 이게 정말 현실적인 타격인데요. 직장인이라도 예외가 없습니다.

2천만원을 초과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약 8% 정도의 건강보험료가 추가로 부과된다고 합니다.(만약 직장인이 아닌 지역가입자라면 기준이 1천만원으로 더 낮아진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

이 추가 보험료는 12개월로 나뉘어서 소득이 발생한 다음다음 해 11월부터 1년간 청구된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2025년에 2천만원을 초과했다면, 2026년 11월부터 1년간 추가 보험료를 내는 식입니다.

만약 부모님 등을 피부양자로 등록해 둔 상태라면,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될 수도 있습니다. 이건 정말 큰 문제죠.

ISA와 각종 비과세 혜택

세금을 더 내는 것만큼이나 뼈아픈 것은, 그동안 잘 활용해 온 절세 혜택들을 박탈당한다는 점입니다. 가장 큰 타격은 ISA 계좌입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되면, 향후 3년간 ISA 신규 가입이 불가능해집니다. 단 한 번만 2천만원을 넘겨도 3년간 자격이 박탈된다고 해요.

저도 2년 넘게 유지 중인 ISA가 있어서 기존 계좌의 비과세 혜택까지 사라지는 건 아닌지 걱정했는데요. 다행히 기존에 가입한 계좌는 만기까지는 유효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정말 다행이죠.

ISA만 막히는 게 아닙니다. 비과세 종합저축 가입 자격이 사라지고, 신협이나 새마을금고 등에서 이용하던 출자금 비과세 혜택도 일반 과세로 전환된다고 합니다.

이 역시 3년간 자격이 박탈된다고 하네요. 리츠(REITs) 분리과세 혜택도 못 받게 될 수 있고, 연말정산 부양가족 공제도 불가능해질 수 있으며, 소소하게 받던 소비쿠폰 같은 복지 혜택 대상에서도 탈락할 수 있다고 합니다.

관리할 것인가, 초월할 것인가?

이쯤 되니 2천만원이라는 기준이 정말 어마어마한 장벽처럼 느껴집니다. 예적금 만기를 조절해서 어떻게든 이 기준을 넘지 않으려는 노력이 왜 필요한지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제가 처음에 걱정했던 매도하지 않은 펀드 수익이 소득으로 잡히는 문제는 잘못된 정보일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매도를 해서 실현된 이익만 소득으로 잡히는 게 맞다는군요. 은행에 다시 한번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의견도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자산 규모가 커지면 세금은 피할 수 없는 영역이 된다고요. 2천만원 안 넘기려고 관리하는 것도 한두 해지, 차라리 더 많이 벌고 세금도 더 많이 내자는 마음가짐으로 바꾸는 것이 결국엔 맞다는 겁니다.

생각해 보면 이 기준이 예전에는 7,200만원, 4,000만원이었던 시절도 있었다고 합니다.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기준은 오히려 낮아졌으니, 2천만원이라는 금액이 고배당주로 은퇴를 설계하는 분들에게는 꽤 부담스러운 기준인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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